전체 글78 영화 언니가 간다(타임슬립 패션쇼, 첫사랑 지우기 프로젝트, 과거행 열차) 타임슬립 패션쇼우리는 종종 과거의 선택들이 현재의 삶을 결정짓는다고 생각합니다. 2007년 개봉한 고소영, 이범수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언니가 간다'는 이러한 고민을 타임슬립이라는 판타지 요소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서른 살 패션 디자이너 지망생 나정주(고소영)는 열여덟에 겪은 첫사랑의 상처가 지금까지 자신의 인생을 망쳤다고 생각합니다. 장 의상실에서 디자인보다는 잡일을 하며 소극적인 연애관으로 살아가는 그녀에게 어느 날 마법처럼 일주일간 과거로 돌아갈 기회가 주어집니다. 영화의 매력은 서른 살 정주가 열여덟 자신(조안)을 만나 벌어지는 상황에 있습니다. 어른 정주는 과거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을 거라 자신했지만, 열여덟 정주는 예상대로 움직여주지 않습니다. 이 과정에서 관객들은 자신의 청춘과 대면하는.. 2025. 3. 22. 영화 럭키(럭키의 웃음 코드, 정체성 뒤바뀜, 이계벽 감독 연출 스타일) 럭키의 웃음 코드한국 영화에서 코미디 장르는 오랫동안 사랑받아왔지만, 그중에서도 이계벽 감독의 럭키는 특별한 존재감을 지닌 작품이다. 단순한 웃음 유발을 넘어서 캐릭터 중심의 코미디와 서사적 반전이 적절히 섞인 이 영화는, 관객에게 예상치 못한 감정의 파도를 선사한다. 럭키는 일본 영화 열쇠 도둑의 방법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나, 한국적인 정서와 리듬감 있는 편집, 그리고 배우들의 호연을 통해 완전히 다른 작품처럼 재탄생했다. 특히 유해진이 연기한 킬러 ‘형욱’은 캐릭터 자체가 웃음을 이끄는 구조적 장치로 작용하며, 기억을 잃은 후 벌어지는 해프닝은 단순한 상황극이 아니라 관객의 감정이입을 유도하는 섬세한 연출을 바탕으로 한다. 이계벽 감독은 럭키에서 슬랩스틱보다는 대사 중심의 유머와 상황적 아이러니를 활.. 2025. 3. 21. 영화 압꾸정(압구정의 뷰티 키메이커, 메스와 야망 사이, 성형 비즈니스의 이면) 압구정의 뷰티 키메이커임진순 감독의 2022년 작품 '압꾸정'은 한국 뷰티 산업의 메카인 압구정을 배경으로 하는 유쾌한 비즈니스 드라마입니다. 영화는 타고난 사업 감각과 말빨을 지닌 압구정 토박이 '대국'(마동석)이 실력은 뛰어나지만 재기가 필요한 성형외과 의사 '지우'(정경호)를 만나 펼치는 흥미진진한 사업 도전기를 그려냅니다. 마동석이 연기한 대국 캐릭터는 이전의 그가 보여준 강인한 이미지와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합니다. 폭력 대신 말빨과 사업 수완으로 무장한 그의 모습은 신선한 반전으로 다가옵니다. 특히 마동석 특유의 친근함과 카리스마가 조화를 이루며, 관객들에게 공감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그가 보여주는 '눈치 빠른 사업가'의 모습은 현대 한국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한 하나의 생존 전략을 보여.. 2025. 3. 21. 영화 키친(세 가지 맛의 사랑, 녹아드는 삼각관계, 금지된 감정) 세 가지 맛의 사랑 2009년 개봉한 '키친'은 단순한 로맨스 영화의 틀을 넘어 요리와 사랑의 미묘한 연결고리를 탐색한 작품이다. 이 영화의 중심에는 한 부엌이 있고, 그곳에서 세 인물의 각기 다른 '맛'을 지닌 사랑이 교차한다. 신민아가 연기한 '모래'는 달콤하면서도 쌉싸름한 매력을 지닌 여성으로, 두 남자의 심장을 동시에 사로잡는다. 김태우가 연기한 '상인'은 안정적이고 깊은 풍미의 사랑을, 주지훈의 '두레'는 매콤하고 자극적인 사랑의 맛을 대변한다. 이들이 공유하는 부엌은 단순한 공간이 아닌, 감정이 익어가는 특별한 무대가 된다. 영화는 상인과 모래의 결혼 생활에서 시작한다. 펀드매니저의 안정적인 직업을 버리고 요리사의 꿈을 좇는 상인에게 모래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두 사람의 관계는 마치 오랜 시간.. 2025. 3. 20. 영화 과속스캔들(가족 코미디의 새로운 지평, 차태현의 연기 변신, 한국 상업영화의 새로운 공식) 가족 코미디의 새로운 지평강형철 감독의 2008년 작품 '과속스캔들'은 한국 가족 코미디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작품입니다. 인기 라디오 DJ 남현수(차태현)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딸 황정남(박보영)과 손자 황기동(왕석현)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는, 개봉 당시 8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코미디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더불어 가족이라는 주제를 통해 웃음과 감동이라는 상반된 감정을 절묘하게 조화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과속스캔들'이 가족 코미디 장르에서 이룬 가장 큰 혁신은 진부할 수 있는 가족 이야기에 신선한 설정과 시각을 더했다는 점입니다. 고등학생 시절 아이를 낳았던 과거가 있는 인기 라디오 DJ라는 독특한 주인공 설정, 그리고 갑.. 2025. 3. 20. 영화 시동(반항아의 성장록, 쌀 한 톨의 무게, 세 끼 인생수업) 반항아의 성장록2019년 개봉한 최영열 감독의 영화 '시동'은 한 반항아 청년이 중화요리 주방에서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성장 스토리를 그려냅니다. 학교도, 집도, 공부도 싫다며 하루에 한 번씩 어머니(염정아)에게 주먹을 날리는 택일(박정민)은 정처 없이 집을 나와 우연히 찾은 장품반점에서 독특한 카리스마를 지닌 주방장 거석이형(마동석)을 만나게 됩니다. 이 만남은 택일의 인생에 예상치 못한 변화를 가져옵니다. 처음엔 대립각을 세우던 두 사람이지만, 거석이형의 단호하면서도 따뜻한 가르침은 점차 택일의 마음 벽을 허물어갑니다. 특히 마동석이 연기한 거석이형 캐릭터는 거친 외모와 달리 깊은 인생 철학을 지닌 인물로, 요리를 통해 인생의 원칙과 책임감을 가르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박정민은 반항아에서.. 2025. 3. 19. 이전 1 ··· 7 8 9 10 11 12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