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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네버엔딩 스토리(유통기한 있는 사랑, 마지막 페이지, 계획에 없던 행복) 유통기한 있는 사랑 2012년 개봉한 영화 '네버엔딩 스토리'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두 남녀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드라마다. 한정된 시간이라는 잔인한 조건 속에서도 사랑은 시작될 수 있을까? 영화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서정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서른 셋의 반백수 동주(엄태웅)와 스물 여덟의 철저한 계획형 은행원 송경(정려원)은 성격도, 생활 방식도 정반대인 두 사람이지만, '짧으면 3개월, 길면 6개월'이라는 동일한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는 공통점을 갖게 된다. 이 영화가 다른 시한부 멜로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주인공들이 자신의 죽음을 대하는 방식에 있다. 송경은 자신의 장례식까지 철저하게 계획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 하고, 어수룩한 동주는 그런 그.. 2025. 4. 27.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영혼의 환승, 사랑의 문법, 사랑의멜로디) 영혼의 환승"사랑하기 때문에"는 평범한 작곡가 '이형'(차태현)의 특별한 여정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사랑하는 여인에게 고백하러 가던 날, 갑작스러운 사고로 이형은 타인의 몸에 들어갈 수 있는 독특한 능력을 얻게 된다. 이 영화는 단순히 판타지적 요소를 활용한 코미디가 아니라, 영혼의 환승이라는 초현실적 설정을 통해 사랑의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이형이 여고생, 이혼 위기의 부부, 모태솔로 노총각, 첫사랑을 찾는 치매 할머니의 몸을 경험하며 타인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과정은 사랑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이형의 여정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다양한 인생 단계와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몸을 통해 사랑의 다양한 형태를 경험한다는 것이다. 여고생의 순수한 첫사랑, 이혼 위기의 부부가 겪는 .. 2025. 4. 26.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시간을 거꾸로 살다, 유약함 속의 진심, 청춘도 육아도 미뤄진 삶) 시간을 거꾸로 살다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청춘의 속도와는 전혀 다른 궤도를 달리는 소년의 이야기다. 조성목이 연기한 ‘아리’는 열일곱의 나이에 여든 살 노인처럼 살아간다. 조로증이라는 희귀 질병은 그를 아이답지 않게 만들었고, 그는 자신의 삶이 평균 수명보다 훨씬 짧다는 사실을 어릴 때부터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히 병을 소재로 한 비극적인 드라마가 아니다. 오히려 생의 짧음을 안고 사는 아이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리고 그 눈빛이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를 차분하게 보여준다. 아리는 자신이 늙어가는 것에 대해 담담하다. 오히려 세상을 더 많이 본 사람처럼 여유와 통찰을 갖고 있다. 인터넷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자신이 세상에 남길 기록을 정리해가는 모.. 2025. 4. 25.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익명 속에 핀 감정, 사랑은 은퇴했는데, 설렘은 감추지 못하고) 익명 속에 핀 감정데이팅 어플. 익명성과 간편함이라는 이유로 현대의 연애 시작점이 되어가고 있는 이 플랫폼은, 동시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을 한없이 가볍게 만들기도 한다.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는 바로 이 데이팅 어플에서 시작된 낯선 인연을 통해 ‘진짜 관계란 무엇인가’를 질문한다. 설 명절 아침, 이름도, 직업도, 배경도 감춘 채 만난 자영과 우리. 그들의 관계는 첫 만남부터 예측 불가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들은 처음부터 서로에게 무언가를 기대하지 않는다. 아니, 기대하지 않기로 마음먹는다. 자영은 연애 은퇴를 선언한 상태다. 상처뿐인 연애 후 더는 감정 소모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외로움은 결심과는 별개다. 결국 데이팅 어플이라는 최후의 보루에 기대게 되고, 그렇게 만나게 된 인물이 바.. 2025. 4. 24.
영화 반창꼬(심장을 구하는 사람들, 거칠고 조심스럽게, 반창꼬가 필요할 때) 심장을 구하는 사람들영화 『반창꼬』는 소방관이라는 직업을 단순한 영웅의 모습으로 그리지 않는다. 매일 목숨을 걸고 사고 현장에 뛰어드는 그들의 삶 속에는, 말하지 못한 상처와 감정이 고스란히 숨겨져 있다. 주인공 ‘강일’은 타인의 생명을 살리는 데에는 누구보다 뛰어나지만, 정작 자신과 가장 가까웠던 아내를 지키지 못한 과거의 아픔을 안고 살아간다. 그 트라우마는 조용하고 무뚝뚝한 태도로 가려진 채, 그를 오늘도 뜨거운 불길 속으로 이끈다. 강일은 자신을 위로하지 않는다. 그에겐 구조와 책임이 전부처럼 보인다. 이 영화의 또 다른 중심 인물 ‘미수’는 이런 강일에게 정면으로 부딪힌다. 병원 응급실에서 일하던 의사였던 그녀는 의료 사고로 인해 병원에서 물러나게 되고, 우연한 계기로 119 구조대의 의용대원이.. 2025. 4. 23.
영화 슬로우 비디오(찰나를 읽는 남자, 남모르게 지켜본 진심, 보는 것 이상의 의미) 찰나를 읽는 남자우리가 보통 지나쳐 버리는 아주 짧은 순간. 영화 『슬로우 비디오』의 주인공 여장부는 그 찰나를 명확히 포착할 수 있는 특별한 시력을 지닌 인물이다. 흔히 말하는 '슬로우 모션'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눈은, 어린 시절엔 놀림거리가 되었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그의 가장 큰 무기가 된다. 느리게 세상을 본다는 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속도의 차이를 넘어서, 사람의 감정과 상황을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능력이라는 메시지를 영화는 전한다. 어릴 적에는 독특한 시력 때문에 외톨이처럼 지냈던 장부는, 이제 CCTV 관제센터의 에이스로 활약 중이다. 그가 하루 종일 들여다보는 수많은 화면은 단순한 영상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삶의 조각들이다. 영화는 장부의 시선을 따라 우리가 평소엔 놓치.. 2025.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