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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치지않아(배우 탐색, 주인공 소개, 주요 테마)

by dawogee 2025. 7. 16.

해치지않아(배우 탐색, 주인공 소개, 주요 테마)

'해치지않아'는 2020년 1월 극장가에 등장한 색다른 설정의 코미디 영화로, "동물원에 동물이 없다면 사람이 동물이 되면 어떨까?"라는 기상천외한 상상력을 현실로 옮겨왔습니다. 단순한 코미디를 넘어 우리 사회의 조직문화와 인간 관계에 대한 풍자와 따뜻한 시선을 함께 품은 이 작품은, 코미디 영화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흥미로운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배우 탐색

'해치지않아'는 개별적으로 강한 존재감을 지닌 배우들이 팀으로 뭉쳐 만들어낸 독특한 화학작용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각각의 캐릭터는 영화 속 상황만큼이나 비현실적인 조건 속에서도 극도로 현실적인 감정선을 구축하며 관객의 몰입을 이끌어냈습니다. 안재홍은 생계형 수습 변호사 ‘태수’ 역을 맡아, 그만의 친근하면서도 무심한 듯 뻔뻔한 연기로 극의 중심을 잡습니다. 그는 과장되지 않은 코미디 연기 속에서도 ‘절박한 젊은이’라는 인물을 자연스럽게 그려내며 관객의 공감을 이끌었습니다. 특히, 북극곰 인형탈을 쓰고도 자신만의 존재감을 발산하는 장면은 그가 가진 연기력의 깊이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강소라는 동산파크의 수의사 ‘소원’ 역으로 등장해 영화의 중심에 따뜻함과 이성을 동시에 부여합니다. 감정적으로 들끓는 인물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주며, ‘동물에 대한 진심’을 가진 인물로서 관객에게 잔잔한 여운을 남깁니다. 특히, 차분한 연기 톤은 작품의 코미디적 과장 속에서도 리얼리티를 지켜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박영규는 동산파크의 전 원장으로 등장하며, 특유의 익살스럽고 능청스러운 연기로 극에 활기를 불어넣습니다. 그의 등장은 짧지만 강렬하며, 노련한 배우가 가진 생동감 있는 에너지가 작품의 분위기를 더욱 다채롭게 만들어 줍니다. 김성오는 사자 역할을 맡은 ‘검사’ 출신 보안요원 ‘건욱’을 연기하며, 다소 무게감 있는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코미디와 액션의 경계를 능숙하게 오가는 연기력으로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캐릭터가 가진 서늘한 과거와 현재의 진지한 충돌이 그의 눈빛과 대사에서 잘 살아나며, 단순한 ‘웃기는 영화’를 넘어 감정의 층위를 만들어주는 데 기여했습니다. 전여빈은 고릴라 역할을 맡은 ‘해경’을 연기하며, 독특한 연기톤과 신선한 에너지로 영화의 이면에 흐르는 ‘수치심과 자존감’이라는 테마를 상징하는 인물로 완성됩니다. 전여빈 특유의 진지하면서도 당찬 캐릭터 해석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인상을 남기며, 단숨에 영화 속 주요 인물 중 하나로 자리 잡습니다. 이처럼 '해치지않아'는 배우 개개인의 존재감이 뚜렷한 가운데, 이들이 하나의 팀으로 엮여가는 과정을 자연스럽고 유쾌하게 그려냅니다. 각각의 캐릭터가 조화를 이루며 웃음을 주되, 각자의 사연과 감정을 놓치지 않은 배우들의 연기는 이 영화를 단순한 코미디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핵심 요소였습니다.

주인공 소개

영화의 중심에는 안재홍이 연기한 ‘태수’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그는 로스쿨을 갓 졸업한 수습 변호사로, 안정적인 직장을 찾기보다는 돈을 벌기 위해 무작정 뛰어드는 다소 허술하고 급한 성격의 청년입니다. 영화는 태수가 새로운 인생의 기회를 잡기 위해 동산파크의 원장이 되는 순간부터 그의 고군분투를 따라가며, 어떻게 평범한 청년이 점차 공동체를 이끄는 리더로 변화하는지를 보여줍니다. 태수는 첫 등장부터 어딘가 모르게 허술합니다. 수습 변호사이면서도 변호사답지 않은 말투와 태도, 그리고 일처리 방식은 ‘이 사람이 과연 주인공이 맞나?’라는 의문을 들게 할 정도로 비전형적입니다. 하지만 이런 불완전한 점들이 오히려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을 법한, 혹은 우리 자신과 비슷한 인물이라는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는 동산파크에 도착하자마자 위기의 상황을 직감하고,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발상을 합니다. 바로 직원들에게 동물탈을 쓰고 위장근무를 시키자는 것이죠. 이 설정은 다소 황당하지만, 태수가 얼마나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그의 제안은 단순한 생존 전략에서 시작되지만, 점차 동산파크라는 공간에 정이 들고 사람들에게 책임감을 느끼면서 ‘리더’로서의 자아를 찾아가는 성장으로 이어집니다. 태수는 동산파크의 직원들과 갈등하고 부딪히며, 인간관계에 서툰 면모도 자주 보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그들 각자의 사연을 이해하게 되고, 나아가 ‘같이 사는 것’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특히 북극곰 탈을 쓰고 실수로 콜라를 마시는 장면은 그의 정체성과 진심이 충돌하는 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진짜 나’는 무엇이고, ‘보여지는 나’는 또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태수는 단순히 웃음을 위한 희화화된 인물이 아니라,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청춘의 상징입니다. 그는 자신조차 몰랐던 책임감, 연대의 가치, 그리고 사람 사이의 온기를 조금씩 배워가며 진짜 어른으로 성장해 갑니다. 이 과정을 통해 관객은 ‘유쾌한 변호사’ 그 이상으로 태수라는 인물에 애정을 갖게 되며, 영화의 메시지를 감정적으로 체험하게 됩니다.

주요 테마

'해치지않아'는 한 줄 요약만 보면 단순한 코미디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는 그 이면에 여러 층위의 사회적 메시지와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가장 큰 테마는 "진짜란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는 얼마나 많은 탈을 쓰고 살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성찰입니다. 영화 속 주인공들과 동산파크 직원들은 동물이 사라진 동물원을 살리기 위해 각자 사자, 고릴라, 나무늘보 등으로 분장하고 위장근무를 시작합니다. 이는 우스꽝스럽고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만, 실제 우리 사회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조직 속에서, 사회적 역할 속에서 자신을 감추며 살아가는 모습을 은유적으로 보여줍니다. 타인의 기대에 맞춰야 하고, 정해진 틀 속에서 움직여야 하는 현실은 그들의 분장보다 더 무거운 탈일지도 모릅니다. 또한, 영화는 공동체의 의미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이유로 동산파크에 모인 이들은 처음에는 그저 생계나 관성으로 일하고 있었지만, 위기 상황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돕는 과정을 통해 진짜 가족이 되어갑니다. 이는 오늘날 사회에서 점점 약해지는 공동체 의식과 관계의 회복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공동체는 제도나 혈연만으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신뢰를 쌓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을 영화는 따뜻하게 전달합니다. 또한 '해치지않아'는 성장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태수뿐만 아니라 직원들 모두가 각자의 상처와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서로를 통해 변화하고, 진짜 자신과 마주하게 됩니다. 탈을 벗는다는 것은 곧 가면을 벗는 행위이며, 이는 자기 자신과의 화해이자 새로운 시작을 의미합니다. 결국 영화는 단순히 웃고 즐기는 코미디가 아니라, 삶에 대한 유쾌한 비유이자 인간다움의 회복을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코미디라는 장르를 통해 무겁지 않게 풀어냈지만,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보는 내내 웃지만, 영화가 끝난 후에는 마음 한켠이 따뜻해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