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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왕(줄거리, 영화감독, 흥행 성적)

by dawogee 2025. 7. 5.

걷기왕(줄거리, 영화감독, 흥행 성적)

'걷기왕'은 2016년에 개봉한 독립 감성 청춘 영화로, 선천적 멀미증후군으로 인해 모든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없는 여고생 ‘만복’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빠르게 달려야만 성공이라 믿는 세상에서, '걷기'를 통해 자신만의 속도를 찾아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안겨주었습니다.

줄거리

영화 '걷기왕'의 주인공 ‘만복’은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인 멀미증후군을 앓고 있어 버스, 지하철, 심지어 자전거도 탈 수 없습니다. 결국 그녀는 매일 아침 왕복 4시간에 달하는 등하굣길을 오직 두 다리로만 해결합니다. 평범한 여고생과는 다른 삶이지만, 만복은 이를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귀찮은 일에는 눈도 돌리지 않고, 대충대충 사는 것이 자신만의 철학입니다. 성적에 목숨 거는 친구들과는 달리, 만복은 “적당히 살자”는 좌우명을 가지고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담임 선생님은 만복의 엄청난 통학 시간을 듣고 깜짝 놀라며, 그녀에게 경보 종목을 권유하게 됩니다. 운동이라고는 해본 적 없는 만복에게 ‘경보’는 처음엔 단순히 공부를 피하기 위한 탈출구로 보였습니다. “운동은 공부보다 쉽겠지”라고 생각한 그녀는 우스꽝스러운 자세로 첫 훈련에 나서고, 코치의 괴팍한 훈련 방식에 점점 지쳐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히 경보를 소재로 한 스포츠 성장 드라마가 아닙니다. ‘걷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세상’ 속에서, 만복은 자신만의 리듬과 속도로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다가가기 시작합니다. 부모님의 기대, 친구들의 시선, 학교의 압박 속에서 그녀는 처음으로 ‘내가 진짜 잘하는 건 무엇일까’를 고민합니다. 결국, 만복은 달리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누군가는 뛰고, 누군가는 날지만, 자신은 ‘걷는 사람’으로도 충분하다는 당당한 자각을 얻게 되죠. ‘걷기왕’이라는 다소 코믹한 제목 뒤에는, 현실을 조용히 이겨내는 강인한 청춘의 초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영화감독

영화 '걷기왕'의 감독 백승화는 독립 영화계에서 자신만의 감성을 꾸준히 구축해 온 감독입니다. 이 작품을 통해 그는 소소한 인물의 일상 속에서도 특별함을 발견할 수 있는 시선을 보여주었습니다. ‘경보’라는 다소 낯선 종목을 소재로 선택한 점도 인상적이지만, 그보다는 주인공 만복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따뜻하고도 균형 잡힌 접근이 이 영화의 진짜 힘입니다. 백 감독은 만복을 ‘세상에 순응하지 않지만 그 안에서 나름의 길을 찾는 인물’로 묘사합니다. 단순히 웃기고 귀여운 캐릭터가 아니라, 복잡한 사회 구조 속에서 자기만의 속도를 지키고자 하는 한 사람으로서의 면모를 섬세하게 다루었습니다. 이는 기존의 스포츠 영화나 성장 영화에서 보기 어려운 신선한 시도이며, 백승화 감독 특유의 유쾌하지만 진지한 연출 스타일이 이를 가능케 했습니다. 그는 또한 배우 심은경의 자연스러운 연기력을 최대한 이끌어냈다는 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심은경이 연기한 만복은 한없이 귀찮고 천하태평하지만, 동시에 매우 인간적인 존재로 관객들에게 다가옵니다. 이는 백 감독의 디렉팅이 배우와 캐릭터 사이의 간극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의 결과입니다. 촬영, 미장센, 음악 등 영화의 구성 요소 또한 백승화 감독의 절제된 미학을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보 장면에서는 인위적인 감정 유도가 아닌, 관객이 자연스럽게 미소 지을 수 있는 리듬감이 살아 있습니다. 이런 연출 방식은 과하지 않지만, 잔잔한 여운을 남기며 관객의 마음에 오래 머무르게 합니다.ㅡ'걷기왕'은 단지 청춘 영화가 아니라, 백승화 감독이 “걷는 자의 고요한 혁명”을 조용히 응원하는 방식이자, 현대 사회에 던지는 유쾌한 메시지입니다.

흥행 성적

'걷기왕'은 상업 대작들 틈바구니 속에서 개봉한 소규모 독립영화로, 흥행 수치만 놓고 본다면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2016년 10월 20일 개봉 이후, 전국 누적 관객 수는 약 13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당시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블록버스터 영화들과 비교하면 다소 저조한 성적이지만, ‘걷기왕’이 가진 의미는 단순한 관객 수 이상입니다. 우선 이 작품은 당시 독립영화의 가능성과 다양성을 대중에게 알리는 데 기여했습니다. 대형 배급사 없이 개봉한 작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입소문과 주연 배우 심은경의 연기력, 그리고 독창적인 주제 덕분에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작지만 깊은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또한 이 영화는 학교 단체 관람과 여성 청소년 관객층에서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실제로 만복이라는 캐릭터는 10대 여학생 관객들에게 강한 공감을 자아냈으며, “나도 내 속도로 살고 싶다”는 메시지를 통해 세대 간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이러한 정서적 반향은 단순한 흥행 수치를 넘어서, 오래도록 회자되는 작품이 되는 데 기여했습니다. 이후 '걷기왕'은 다양한 영화제와 기획 상영전에서도 꾸준히 상영되며, 독립영화계에서는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 작품은 기존 스포츠 성장 영화의 공식을 탈피했다는 점에서 비평가들로부터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단순히 1등을 향해 달리는 서사가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거리를 측정해나가는 철학적 성찰이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걷기왕' 수치로 환산하기 어려운 정서적 흥행과 상징성을 남긴 작품입니다. 화려한 숫자는 아니지만, 분명히 누군가의 삶에 울림을 주었고, ‘조금 느려도 괜찮다 위로를 전한 영화로 기억될 것입니다.